[170808] 영국 명문사립 4주 영어캠프 인솔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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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7-08-09 08:16 조회1,97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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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 명문사립 4주 영어캠프 인솔교사 조수연, 유정엽입니다.
아직도 많은 친구들이 남아있었지만 떠난 친구들의 빈 자리를 다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많은 아이들이 떠난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같이했던 기억들을 회상하고 아쉬워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계속 슬퍼하며 남은 캠프 기간에도 계속 가라앉아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금세 남은 친구들끼리 똘똘 뭉쳐 또 다시 웃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오전 수업은 Arts&Crafts였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아이들은 에밀리 선생님을 따라 미술 교실로 갔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그림 실력은 다른 또래 친구들에 비해 압도적이어서 아이들과 현지 선생님들 모두 우리 아이들의 그림 실력에 깜짝 놀라며 자신의 얼굴을 그려달라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기를 원하는 아이들은 엘리스 선생님을 따라갔습니다. 색종이, 수수깡, 실, 풍선 등을 활용하여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주로 목걸이나 머리띠 등 장식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기나 만들기보다는 운동하는데 흥미를 더 느끼는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은 스포츠홀에서 농구를 했습니다. 홍콩 아이들과 자존심이 걸린 3대3 농구 대결을 펼쳤는데, 우리 아이들은 9대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게임을 지배했습니다.
오후에는 캔터베리 쇼핑을 나갔습니다. 캔터베리 시내는 수업시간에 설문조사를 하며, 쇼핑하러 나오며, 리버 투어를 하며, 박물관 견학을 나오며 심심치 않게 왔던 곳이라 이젠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대충 어디쯤에 무슨 가게가 있는지 까지도 알 정도였습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이 가장 즐겨 찾은 곳은 한국 즉석식품을 파는 매장이었습니다. 주 메뉴는 컵라면이었고, 간혹 햇반이나 김을 사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로 먹지 않았던 컵라면이 외국에 오니 너무 땡긴다며 너도나도 컵라면을 쓸어갔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주로 스포츠용품점에서 축구 유니폼 등을 구경하고, 여자 아이들은 예쁜 옷들을 찾아다니며 자유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모님께 드린다며 여러 종류의 차를 사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자유시간이 끝날 때 즈음 모여 있는 아이들을 보니 맨투맨 티를 입고 있던 아이의 옷이 원피스로 바뀌어 있고, 한 손에는 아이스크림, 다른 한 손에는 컵라면이 들어있는 비닐 봉투가 있었습니다.
저녁 액티비티는 퀴즈였습니다. 음식 이름 맞추기, 로고 이름 맞추기, 유명인 이름 맞추기, 음악 듣고 제목 맞추기, 영화의 일부분을 보고 영화 제목 맞추기 등 순발력과 동시에 기본 상식을 요하는 문제들로 구성된 퀴즈였습니다. 쉬운 문제가 대부분이어서 문제가 나오자마자 답을 외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어려운 문제도 나와 골똘히 생각해야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승패를 따지진 않았지만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모든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해주어서 의미있는 액티비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캠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었던 것에 대해서는 박수쳐주고 싶지만, 아무리 과정이 훌륭해도 끝이 시원치 않으면 그 과정의 찬란함이 퇴색될 것입니다. 이도저도 아니게되는 별 볼일 없는 전개를 위해 여기까지 공들여 온 것이 아니기에,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일주일 뒤, 공항에서 웃는 모습으로 부모님 품에 안기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 인솔교사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님의 댓글
회원명: 김나현(hjk0608) 작성일듣기만 해도 신나는데요! 건강하고 보람있는 남은 기간이 되길 빕니다. 늘 수고 많으십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인솔교사(2017summer) 작성일
안녕하세요 나현이 어머니, 인솔교사 조수연입니다.
어머니의 응원에 힘입어, 남은 기간도 보람있는 캠프생활 하고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님의 댓글
회원명: 박소영(dud7773) 작성일매일매일 감사드리며 남은일정도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될꺼같은 느낌이 팍팍옵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인솔교사(2017summer) 작성일
안녕하세요 소영이 어머니, 인솔교사 조수연입니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남은 기간동안 즐겁고 행복하고 안전하게 지내고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님의 댓글
회원명: 오민석(zini2276) 작성일
안녕하세요, 민석이 어머니. 인솔교사 유정엽입니다.
민석이가 기존에 쓰던 안경을 잃어버려서 며칠 전부터 보조 안경으로 생활했었는데 스포츠홀에서 농구를 하던 중 옆에서 날아오는 공을 미처 보지 못하는 바람에 안경 다리 모서리 부분이 부러졌습니다.
다치진 않았지만 당장 눈이 불편함은 해결해야 했기에 저와 함께 캔터베리 시내의 안경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안경 시스템은 한국만큼 빠르지 못해 오늘 눈 검사를 받으면 새 안경을 받을 때 까지 10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직원의 말에 임시방편으로 본드를 발라 붙혔습니다.
점퍼도 며칠 전에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종종 사소한 것이든 큰 것이든 물건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다만 민석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물건에 예민해하는 편입니다.
저에게 잃어버렸다는 말과 함께 '저는 이제 공항가면 아빠한테 혼날 거에요.'라며 자책했습니다. 우선은 '부모님은 민석이가 물건을 잃어버린 것보다 물건을 잃어버려서 속상해하는걸 더 싫어하실걸?' 정도의 말로 달래주었습니다. 나중에 민석이와 통화하게 되면 물건 잃어버린 것에 너무 마음쓰지 않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 해주시면 민석이가 좋아할겁니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조금 속상해했지만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민석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도 개그 코드가 맞아서 자주 농담도 합니다.
일지와 사진, 소통을 통해 최대한 아이와 가까이 있는 것 처럼 느끼게 해 드리려 했지만, 아직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괜한 걱정 생기지 않도록 더 자주 소통하겠습니다. 걱정 속에서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며 말씀대로 오는날까지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